선능은 성종의 묘이고 정능은 중종의 묘인데 이름이 다른 이유는 뭔가요?

왕이름과 능이름이 다른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선의 임금은 살아있을 때는 이름이 없이 전하(殿下)로만 불립니다. 그러나 죽고 나서야 두 개의 이름을 갖게 됩니다. 하나는 종묘에 배향될 때 얻게 되는 혼의 이름인 묘호(廟號)이고, 다른 하나는 왕릉에 안장될 때 얻게 되는 백의 이름인 능호(陵號)입니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태조(太祖), 세종(世宗), 성종(成宗)은 묘호이고, 건원릉(建元陵), 영릉(英陵), 선릉(宣陵)은 능호입니다.
왕과 왕비의 승하 직후에 제일 먼저 다루어지는 왕의 호칭이 시호(諡號)입니다. 실제로 시호를 의논하여 결정하는 사람은 2품 이상의 재상들과 후계왕이었습니다. 시호를 관장하는 기구는 봉상시로, 이곳에서 시호에 사용되는 글자를 모아 예조에 올려 검토한 다음 다시 의정부에 보고했습니다. 의정부에는 2품 이상의 관료들이 모여 시호를 의논했으며, 때로는 5품 이상의 관료들이 모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왕의 재궁을 빈전에 모신 후 시호를 정하기 위해 모인 재상들은 그 자리에서 묘호(廟號), 전호(殿號), 능호(陵號)도 함께 결정했습니다. 시호가 죽은 자의 일생을 평가하고 생전의 업적을 심판하는 역할을 했던 것처럼 묘호도 살아생전의 업적을 평가하여 그에 맞는 이름을 붙입니다. 다만 시호는 인간으로서 왕이나 왕비가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데 반해, 묘호는 왕으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훌륭하게 수행하였는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왕의 무덤을 능이라 존중하며, 능은 구릉이란 의미인데, 왕의 무덤이 구릉처럼 크고 웅장하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것으로 능호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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