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는 산지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있으며,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은 원두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의 차이인가요? 일반적으로 향이 강한 에스프레소보다는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는 핸드드립이 사람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맞는지 궁금해요. 핸드드립과 에스프레소의 차이점 알려주세요.

핸드드립과 에스프레소의 차이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은 기본적으로 원두 추출 방식의 차이입니다. 드립커피는 간단히 말하자면 중력을 이용하여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분쇄된 원두에 물을 부으면 중력이 있기 때문에 물이 원두를 통과하여 밑으로 떨어지면서 커피가 추출되는 방식입니다.
에스프레소는 머쉰을 사용합니다. 중력을 "1"이라고 했을 때 에스프레소는 머쉰을 사용해 중력의 8~9배 정도의 압력으로 원두를 추출합니다. 이런 추출 방법의 차이가 맛에도 차이를 주게 됩니다. 드립커피는 원두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맛과 향을 가장 깔끔하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반면 에스프레소는 강렬하고 깊고 풍부한 맛을 보여줍니다. 에스프레소 머쉰이 원두를 8~9 압력으로 추출하면 중력을 이용한 드립보다 훨씬 많은 수용성 성분을 쥐어 짜내게 됩니다.
이렇게 추출된 에스프레소는 향이 강한 것이 아니라 맛이 강하고 풍부합니다. 에스프레소는 드립커피와 달리 코로 향을 느끼며 즐기는 커피가 아닙니다. 에스프레소는 혀로 맛과 향을 느끼며 마시는 커피입니다. 그러므로 코로 향을 느끼며 천천히 맛을 음미하는 드립커피와는 마시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짧은 시간에 3-5번에 걸쳐 맛을 음미합니다.
보통 이태리에서는 혀에 남은 씁쓸한 맛을 초콜릿이나 잔속에 녹지 않은 설탕을 마셔서 마무리합니다. 커피의 안 좋은 성분 중 대표적인 카페인은 강렬한 맛을 가지고 있는 에스프레소가 의외로 가장 적은 커피입니다. 원두를 추출할 때 카페인은 물에 늦게 녹는 성분 중 하나입니다. 이태리 어로 "빠르다"라는 뜻을 가진 에스프레소는 추출 속도가 20-30초 내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카페인이 완전히 물에 녹기 전에 추출이 마무리됩니다.
반면 드립커피는 중력을 이용한 추출 방법으로 추출 속도가 늦기 때문에 더 많은 카페인이 커피에 추출됩니다. 이태리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미국, 아시아 국가들은 아직까지 드립커피의 소비량이 더 높습니다.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는 내공이 쌓이지 않은 사람의 경우 깊고 풍부한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쓰고 강렬한 맛만을 느끼기 때문에 익숙지 않아 에스프레소에 우유와 시럽을 첨가한 커피를 마시거나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드립커피나 인스턴트커피의 소비량이 더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술에 내공이 깊은 사람과 달리 술맛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술도 쓰기만 한 것과 비슷합니다. 질 좋고 수준 높은 드립커피나 에스프레소를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원두와 실력 있는 바리스타를 필요로 합니다. 국내에서 드립커피의 경우는 수준 높은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꽤 많지만 에스프레소의 경우 아직까진 제대로 추출되는 커피를 찾기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드립커피 원두의 배전이나 바리스타 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가까운 나라이다 보니 일본에서 배운 사람도 많고 그 사람에게 교육받은 사람들이 많이 퍼져 있어 수준 높은 드립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국내에 꽤 많습니다. 반면 에스프레소의 경우 원두의 배전이나 바리스타 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는 이태리입니다. 하지만 국내에 대부분의 에스프레소샵은 미국 프랜차이즈를 비롯해 미국 스타일의 샵이 대부분입니다.
미국스타일의 샵은 바리스타의 능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바리스타란 커피만 추출하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원두의 보관, 분쇄, 추출, 머쉰관리등 bar안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관리를 총괄적으로 해내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미국식 프랜차이즈 회사들의 대부분은 전문 바리스타를 두고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을 단기 교육해 매장에 보내기 때문에 수준 높은 커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식으로 운영해도 미국 프랜차이즈가 가장 많은 커피를 팔 수 있는 이유는 일단 미국 및 아시아 국가들은 에스프레소를 잘 즐기지 않기 때문에 질 높은 에스프레소를 알지 못하고, 강렬하고 깊고 풍부한 맛보다는 시럽이 듬뿍 들어간 달콤한 커피맛에 익숙해 있고, 브랜드를 보고 상품의 질을 평가하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실제로 미국 커피회사는 이태리는 생각할 수도 없고 유럽 공략은 포기 상태입니다. 에스프레소 문화가 깊지 못한 나라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습니다. 전문 바리스타나 에스프레소의 내공이 깊은 사람은 에스프레소를 마셔보지 않고 추출되는 모습과 추출된 커피만 봐도 질을 대충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질 높은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좋은 원두를 어느 굵기로 분쇄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원두의 분쇄는 대부분의 프랜차이즈처럼 한번 세팅하면 쭉 가는 것이 아니라 원두의 상태, 그날의 날씨등에 따라서 조절해줘야 합니다.
이 외에 원두의 양, 원두의 관리, 머쉰 관리등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데 필요한 많은 일들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바리스타가 필요합니다. 드립커피와 에스프레소의 맛의 차이는 마셔보고 느끼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샵을 찾아서 마셔보시기를 권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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